살짝 스크래치만 나도 범퍼 교체…車보험 수리비 年 8조





올해 2월, 앞차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40대 운전자는 청구된 정비비를 보고 당황했습니다. 겉면에 살짝 긁힌 범퍼를 완전히 새것으로 교체했고, 멀쩡한 램프까지 바꿨기 때문입니다.

사고와 관련 없는 트렁크 부분도 수리 항목에 포함되어 있었고, 총 80만 원 중 절반 가까운 48만 원이 불필요한 작업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연간 8조 원 규모로 늘어난 보험 수리비

금융업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보험사가 지급한 부품 교체 및 수리비용은 약 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주요 손해보험사 4곳이 지급한 부품비만 3조 7천억 원을 넘어섰고,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43% 가까이 급증한 수치입니다.

수리 건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건별 평균 수리비는 20% 이상 올랐습니다.

복원 가능한데도 새 부품으로 교체하는 관행

보험 약관에는 복원이 가능한 손상은 복원 수리만 인정하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정비업체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차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의무가 없다며 교체 수리를 권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범퍼 교체 횟수는 연간 146만 건에 달해 복원 수리(25만 건)보다 훨씬 많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당 비용만 보면 복원이 더 비싸 보이지만, 회전율을 따지면 교체가 훨씬 이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주에게도 손해, 차량 가치 하락 초래

문제는 불필요한 부품 교체가 차량의 가치를 떨어뜨려 운전자에게도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교체 수리는 원상 복구가 불가능할 때 선택하는 방식으로, 복원보다 파손 정도가 심했다고 판단됩니다. 중고차로 팔 때 감가폭이 커지지만 정비업체는 이런 내용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보험 수리 이력은 온라인에서 쉽게 조회할 수 있어 나중에 불이익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손해율 상승,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

보험금 누수가 계속되면서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올해 1~4월 기준 86% 수준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정비업체가 약관을 준수하도록 법적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교체는 중고차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정비업체가 수리 방식을 제안할 때 차량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반드시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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