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부에서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의 선거 출마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장은 4일 예비 후보 등록 일정을 무기한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전직 비서실장의 특정 지역구 보궐선거 출마 신청에 반발하면서 일정을 보류한 것이다.
이 단체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비상 계엄으로 인해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을 잃은 상황에서, 최소한 비서실장 직책을 마지막으로 역임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신중해야 한다”며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틀 전에는 온라인 글을 통해 “해당 인물의 추천 과정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반성 없이 국민 양심에 반하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서울 시장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본인에게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비서실장이라는 직책은 매우 무거운 자리”라며 “어떤 책임이 있다기보다 본인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선거는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는 계엄 사태 직후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본인이 책임을 느낀다면 자제하는 것이 본인과 당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모셨던 대통령 부부가 구속되어 있다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돌보는 것이 도리”라며 “어떻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당 지도부도 해결에 나섰다.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추천관리위원회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지도부는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며,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추천 결정권을 가진 위원장도 온라인 글을 통해 “당 지도부는 공정과 상식을 갖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생각에 역행하는 행위는 지도부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천 배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추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전직 비서실장의 추천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의 핵심은 해당 인물의 선거 출마 자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규정은 재판 중이거나 기소된 인물의 선거 출마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데, 전직 비서실장은 특별검사로부터 헌법재판관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상태다.
앞서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주말 해당 인물의 출마 자격 인정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당 안팎의 반발로 회의를 연기한 바 있다.
전직 비서실장은 ‘당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온라인 글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를 반대하고 있으며, 가만히 있는 것이 당을 돕는 일이라고 한다”며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된 분이 우리 당 광역 단체장 후보로 선출됐을 때는 이의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 잘못된 판단은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