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까지 속였다 가입 12개월 만에 거액 진단금 타내고 계약 파기한 당뇨 보험 사건





건강 상태를 사실대로 알려야 하는 의무, 즉 고지 의무는 보험 가입 시 누구나 지켜야 하는 기본 규칙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를 둘러싸고 보험 상담사까지 사기 공범으로 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상담사와 가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계약 당시엔 아무 문제가 없다가 큰 금액의 보험금 청구가 들어오면 그제야 보험회사가 고지 의무 위반을 문제 삼는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정상적인 계약마저 사기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경찰이 증거 부족으로 상담사에게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린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11월, 상담사 A는 고객 B의 보험 가입을 도왔습니다. B는 가입 전 카카오톡으로 건강검진 결과를 보냈는데, 당 수치가 다소 높은 편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최근 1년 안에 재검사를 받은 경우 이를 알려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기에, A는 B에게 재검사 여부를 물었고 B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A는 B의 말만 믿지 않고 5년치 진료 기록을 직접 조회했으며, 당뇨 진단 이력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8개 보험사에 심사를 요청했고 모두 승인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B는 가입 1년 후 당뇨 확진을 받아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받았고, 바로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러자 보험사는 A가 B의 당뇨 의심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며 고발했습니다. B가 가입 전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고, A가 이를 알았을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결론은 달랐습니다.

수사 결과 A가 B로부터 재검사 사실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B의 재검사 기록은 공식 진료 내역에 나타나지 않았고, A는 보험금 청구 이후 조사 과정에서야 그 사실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결국 A가 고지 의무 위반을 함께 꾸몄거나 도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었습니다.

법무법인 한앤율의 한세영 변호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상담사를 사기 공범으로 처벌하려면,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거짓 기재를 유도하거나 도왔다는 구체적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상담사에게는 고지 의무를 직접 받을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에, 고객이 말로 병력을 알렸다고 해서 바로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보험사의 고발로 수사를 받게 된다면, 계약 체결 과정을 자세히 기억해 내고 관련 증거를 모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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