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스페이스X 암초 만났다…시험대 오른 반도체 랠리 [선데이 머니카페]





국내 주식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때 9000포인트에 육박했던 주가지수가 단 하루 만에 5퍼센트 이상 떨어지면서 80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급락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전망과 함께, 국내 대표 기술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꼽힙니다. 여기에 스페이스X의 상장을 앞두고 전 세계 투자금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움직임까지 겹쳐졌습니다.

외국인 투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다

최근 거래 자료를 살펴보면, 주가지수는 이달 5일 기준으로 전날보다 478.82포인트 하락한 8160.59에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8038.10까지 떨어지며 8000선 붕괴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코스닥 지수 역시 4.5퍼센트 하락한 1002.44를 기록했으며, 장중에는 992.80까지 내려가 3개월 만에 1000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락의 핵심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였습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 2240억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으며, 최근 6거래일 동안의 순매도 금액만 27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달 7일부터는 무려 20거래일 연속으로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4조원 이상을 매수하며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치솟는 환율이 시장 부담 가중

급등한 환율 역시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달 5일 원화 대 달러 환율은 1539.1원에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1549원대까지 치솟으며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우려 때문에 추가 매도가 나타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미국 반도체 업계 충격파가 국내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인공지능 칩 매출 전망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4일 브로드컴은 12.59퍼센트 급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등도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이어 5일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날 대비 4.18퍼센트 급락하면서, 다음주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삼성전자는 6.4퍼센트 하락한 32만 9000원, SK하이닉스는 9.92퍼센트 떨어진 207만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두 종목의 레버리지 상품들도 각각 13퍼센트, 20퍼센트 안팎으로 급락했습니다.

문제는 주가지수가 최근 이 두 종목에 지나치게 의존해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두 종목은 5월 이후 각각 59퍼센트, 79퍼센트 급등했으며,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40.8퍼센트에서 52.2퍼센트로 확대됐습니다. 국내 증시 절반 이상이 사실상 두 종목의 움직임에 좌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위험도가 높아진 셈입니다.

스페이스X 상장이 글로벌 자금 흡수

증권업계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도 이번 급락의 배경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이달 12일 예정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전 세계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급등한 한국 증시에서 수익을 확정하고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내에서도 투자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한 증권사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스페이스X 공모주 1차 청약은 시작 1분 만에 3억 달러 규모 물량이 모두 소진됐습니다.

전문가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와 함께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이탈로 투매성 매도가 발생했다”며 그 결과 업종 전반적으로 동반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합니다.

아울러 스페이스X뿐 아니라 오픈AI, 앤스로픽 등 초대형 기술기업들의 상장 가능성도 시장의 관심사입니다. 대형 성장주 기업공개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기존 증시에서 신규 상장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본격 조정일까, 일시적 숨고르기일까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급락이 본격적인 조정장의 시작인지, 아니면 단기 차익실현에 그칠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당분간 조정과 업종 간 순환매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흐름은 여전히 장기적으로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스페이스X 상장 등 주요 거시경제 이벤트와 대형 수급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라며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의 단기 변동성 확대, 다른 업종으로의 순환매 전개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른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반도체와 대형주 중심의 선호를 유지하지만, 그간 급등을 고려하면 조정이 나와도 이상한 위치가 아니다”라며 반대로 코스닥은 너무 오랫동안 소외돼 반등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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