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기업의 증시 입성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한때 1조 원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했던 이 회사는 현재 그 기대치를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여전히 과대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판매 채널 전략의 변화와 성장세 둔화
2025년 전체 매출은 117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소폭 증가에 그쳤다. 2023년 93%, 2024년 58%의 급성장세와 비교하면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282억 원에서 167억 원으로 41% 감소했으며, 개별 기준으로는 53% 급락했다.
회사 측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온라인몰 중심의 판매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과 시설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장 준비 과정의 일회성 비용도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자체 온라인몰 매출은 2023년 54억 원에서 2025년 521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 매출 비중도 24~25%로 확대됐다.
광고 비용은 2023년 22억 원에서 2025년 98억 원으로 4.5배 증가했으며, 인건비도 약 2배 늘어났다.
판매 채널 확장 전략에 대한 업계 시각
이 브랜드는 2023년 말 특정 플랫폼에서 퇴점하며 독립적인 판매 채널 구축을 선언했으나, 이후 다른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 연이어 입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대형 종합 쇼핑몰에도 입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패션업계 특성상 이런 채널 확장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감각적인 브랜드를 찾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과 생활용품 중심의 종합몰은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가치보다는 대량 판매를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협력 업체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직접 진출 방식으로 전환했다. 브랜드 통제권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지만, 전환 과정에서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회사는 5월 중국 상하이에 직영 매장을 열고 중국 시장 재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모 구조와 주요 주주 현황
상장 직후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 비중은 전체의 약 41%에 달한다. 핵심 주주 5명 중 최대주주를 제외한 4명이 모두 가족 및 친인척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 주주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할 예정이며, 나머지 지분에는 최대 2년 6개월의 매각 제한 기간이 설정됐다.
주관 증권사의 이례적인 공모가 책정
주관사는 지난해 주당 2만7449원에 주식을 매입했으나, 이번 공모 희망가는 1만9000원에서 2만1500원으로 자사 매입가보다 최대 31% 낮게 설정했다. 증권신고서에는 주관사가 투자자이자 상장 주선인으로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가치보다 낮게 상장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렇게 해서라도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관사 측은 “해당 투자는 기업공개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공모가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현재 증시 상황이 괜찮아 수요 조사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상장은 약 1년 만에 등장하는 패션 분야 신규 상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른 유명 패션 브랜드들도 상장 준비에 나서면서 패션 업계의 증시 진출 분위기를 가늠할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부족하고, 보수적인 기업가치 평가와 안정적인 실적, 해외 확장 가능성을 함께 입증해야 한다”며 “이번 상장이 패션 분야의 향후 분위기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