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어린이 응급실 환자의 위급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만들어냈습니다. 약 8만 7천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판단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의사들이 작성한 기록을 토대로 빠른 진단이 가능해져 응급실 운영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연구팀 구성 및 배경
가톨릭대 의료기관 어린이 응급센터 책임자를 포함한 연구진이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기술을 활용하여, 어린이 응급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효과를 국제 학술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고려대 인공지능 전문가, 대형병원 연구원, 의료 AI 전문 회사 연구진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이었습니다.
◆ 기술의 핵심 원리
이번 기술은 컴퓨터가 일상 언어를 분석하여 의미를 찾아내는 방식을 이용해, 의료진이 전자 기록에 남긴 증상과 진료 내용을 해석했습니다.
과거에는 혈압, 맥박 같은 수치 정보를 주로 활용했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의사가 적어둔 임상 메모에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들어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기존 분류 방식과 비교했을 때 혁신적이며, 어린이 환자의 상태와 치료 순서를 신속하게 정해 응급실 운영의 효율과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 연구 방법 및 데이터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 대형 병원 어린이 응급실을 찾은 18세 미만 환자 약 8만 8천 명의 전자 의료 기록을 활용하여, 응급과 비응급 환자로 구분했습니다.
응급 환자는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링거 치료, 호흡 치료, 응급 약물 투입, 입원 중 하나라도 받은 경우이고, 비응급 환자는 검사나 치료 없이 먹는 약만 받고 집으로 돌아간 경우입니다.
현재 병원에서는 환자를 5단계로 나누는데, 이번 연구는 실제 치료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 인공지능 모델 개발 과정
의학 지식을 학습시킨 한국어 의료 언어 처리 모델을 활용하여 딥러닝 기반 예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의료진이 작성한 기록 내용에 일부 단어를 가리고 예측하게 하는 훈련 방법을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 연구 성과
딥러닝 기반 언어 처리 모델은 진단 정확도 지표에서 84%, 진단 정밀도 지표에서 88%를 기록하며 다른 기계학습 모델들보다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현재 응급실에서 널리 쓰이는 한국형 환자 분류 도구와 비교 분석에서도 인공지능 모델이 더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여줬습니다.
◆ 응급실 현황 및 필요성
전 세계적으로 응급실은 환자 밀집 문제를 겪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응급실 밀집은 의료진 업무 부담, 자원 낭비, 진료 품질 하락, 의료비 상승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환자의 응급실 방문은 계속 늘고 있으며, 성인보다 재방문 비율도 높습니다.
성인은 만성 질환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어린이는 감염 질환에 약해 나이가 어릴수록 응급실 방문이 잦습니다.
어린이 응급실은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중요한데, 어린이는 성인보다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워 진단이 까다로울 수 있으며, 혼잡한 응급실에서는 이런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어 응급 환자를 조기에 정확히 구별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 연구진 의견
연구 책임자는 “인공지능 모델이 의료진이 기록한 주요 증상과 표현을 분석해 응급 환자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실제 응급의학 전문의의 판단과 비슷한 기준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응급실에서는 환자 상태를 빠르게 판단하고 치료 순서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의료진이 작성한 기록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응급 환자를 더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응급실 현장에서 이런 기술이 활용된다면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환자 안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에 최근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