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파트 단지들, 외관 바꾸기에 적극 나서
서울 곳곳에 있는 낡은 아파트 단지들이 외벽을 다시 칠하고 공용 공간을 새롭게 정비하는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 가격 부담 커지자 구축으로 수요 이동
새로 지은 아파트 가격이 부담스러워지면서 30~40대 실제 거주 목적 구매자들이 15억 원 이하의 오래된 단지로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지의 겉모습과 관리 상태가 매매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새로 지은 단지와 가까운 생활권에 위치한 낡은 아파트일수록 외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동대문구 이문동 사례: 26년 된 단지의 변신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한 26년 된 아파트 단지는 최근 외벽을 최신 색상으로 다시 칠하고 각 동의 출입문을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새 아파트가 바로 옆에 들어서면서 지역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새 건물 바로 옆에서 낡아 보이면 비교될 수밖에 없어 단지 차원에서 손을 봐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제곱미터는 최근 8억 8천만 원에 거래되었습니다. 10억 원 이하라 대출이 가능하고 아직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있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성북구 석관동: 경관 조명까지 설치
같은 생활권에 있는 성북구 석관동의 한 아파트 단지도 정비에 나섰습니다. 이 단지는 올해 4월부터 외부를 다시 칠하는 공사와 함께 경관 조명 설치, 지하 주차장 바닥 공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제곱미터는 현재 12억 원대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으며,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거래 허가 신청이 3건 접수됐습니다.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 80%로 증가
이 같은 움직임은 새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오래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있습니다.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재고 및 구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64.8%에서 2025년 80.1%로 꾸준히 높아졌습니다.
수요가 구축으로 이동하면서 단지 관리 상태에 대한 평가도 더 민감해졌습니다. 같은 낡은 아파트라도 외벽이 깨끗하고 공용부가 정비된 단지가 먼저 매수자의 선택을 받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사용 문제는 여전히 숙제
다만 건설사들은 브랜드 도입 이전에 지어진 단지가 외벽에 새 브랜드 디자인을 적용하는 데 대해 부담스러운 입장입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 출범 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현재의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적용해 칠할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이를 제지하거나 강제하기 어려워 묵인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외벽을 다시 칠하는 작업은 입주자 대표 회의가 장기 수선 충당금을 활용해 의결하면 추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사 브랜드명을 외벽에 표기하는 행위는 별도 문제입니다.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등록 상표와 같거나 유사한 표시를 사용할 경우 상표법에 따라 상표권 침해로 판단될 소지가 있습니다.
“도색만으로도 단지 이미지 확 달라져”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을 중개하다 보면 외관이 지저분한 단지는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인상을 준다는 말이 나온다”며 “칠하는 것만으로도 단지 이미지가 확 달라지는 만큼 입주민 입장에서는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