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이 기업 공개를 준비하던 계열사의 통합 작업에 나선다. 정부의 중복 시장 등록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서, 계열사만의 독립적인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합이 외부 투자사들의 자금 회수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떠올랐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바이오 유사 의약품 개발 계열사와 주주들과 함께 통합 절차를 협의 중이다. 과반수가 넘는 외부 투자사들이 통합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열사는 원래 독립적인 시장 진입을 계획했으나, 정부의 중복 등록 제한 방침으로 인해 전략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 금융 당국과 거래소는 올해 7월까지 중복 등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를 허용하는 지침을 발표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통합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계열사의 주주들은 통합 비율에 따라 모회사의 주식을 받게 된다. 이때 계열사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통합 비율을 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력 제품과 시장 준비
해당 계열사의 핵심 개발 제품은 안과 질환 치료제의 바이오 유사 의약품이다. 전 세계 임상을 위해 벤처 투자사 등으로부터 86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유럽과 올해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품이 시장에 나온 뒤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추가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황반 변성 신약 개발 등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복 등록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장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약 개발 계열사들은 시장 진입으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유상 증자 등으로 후속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활용해 왔다”며, “중복 등록 규제로 자금 조달 경로가 줄어들면서, 통합 후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회사들도 전략 재검토 중
국내 다른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도 계열사의 시장 진입 계획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계열사는 기술 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230억 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내년 진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차세대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 물질을 미국 업체에 7500억 원 규모로 기술 이전한 바 있다. 하지만 중복 등록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모회사 지분율이 93.9%에 달한다.
또 다른 기업도 지난해 신약 개발 계열사의 독립 시장 진입을 추진했지만 모회사 주주들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이후 진입 대신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한 완전 자회사화 또는 통합을 검토 중이다.
한 제약사는 2023년 신약 개발 계열사를 분리해 외부 투자 유치와 시장 진입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올해 4월 흡수 통합을 결정했다. 다른 업체도 최근 피하 주사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한 계열사의 독립 진입 대신 모회사와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매각으로 독립성 강화 전략도
지분 매각을 통해 모회사 지분율을 낮추고 계열사의 독립성을 강화해 시장 진입에 도전하는 전략도 추진될 수 있다. 한 바이오 기업은 최근 계열사의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사에 2000억 원 규모로 매각했다. 이에 따라 모회사의 지분율은 기존 75.6%에서 49.1%로 낮아졌다. 해당 계열사가 내년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인 만큼, 중복 등록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