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의 달러 확보 요청
아랍에미리트가 미국에 화폐교환 계약 체결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나라 중앙은행 수장이 워싱턴을 찾아 미국 재무부 장관과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을 만나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란과의 분쟁이 길어지면서 달러 유동성을 미리 마련해두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화폐교환 계약은 두 국가가 서로의 통화를 약속된 환율로 교환할 수 있게 하는 협정으로, 달러가 급히 필요한 나라들에게는 중요한 안전망이 됩니다.
중동 지역의 달러 부족 우려
자원이 풍부한 아랍에미리트가 달러 확보에 나선 배경은 전쟁 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어려워지고, 외국 투자금도 빠져나가는 조짐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는 이미 채권 발행으로 약 6조 원 상당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지역의 바레인도 최근 아랍에미리트와 약 54억 달러 규모의 화폐교환 계약을 맺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도 중동 국가들이 최대 50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며 급격한 달러 부족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선택적 대응 논란
한국의 요청에는 거부했던 미국이 아랍에미리트의 제안은 검토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와 약 29조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에 따라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실제 계약 체결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원칙적으로 이런 협정은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가 최종 결정하며, 엄격한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의회의 견제 가능성도 변수로 작용합니다.
한국의 대응 필요성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번 기회에 미국에 화폐교환 계약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지난해 관세 협상 때 무제한 계약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더 큰 일본이 미국과 무제한 달러 교환 계약을 맺어 든든한 환율 방어막을 갖춘 점을 고려하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앞둔 한국도 비슷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21일 새로 취임하는 한국은행 총재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에서 쌓은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정책 대응 능력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