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비닐 가격 급등, 농민들의 고민 깊어져
충남 천안 지역의 한 농지에서 만난 60대 농민은 봄 농사를 준비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유류비, 비료, 비닐 덮개까지 모든 게 올랐어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생분해 필름 가격, 작년보다 30% 가까이 상승
약 4만 제곱미터 규모의 농지를 경작하는 이 농민은 특히 생분해 필름 가격 인상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습니다. 작년에 6만 5천 원이던 제품이 올해는 8만 4천 원 수준까지 올라 넓은 면적을 경작하는 농가일수록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생분해 필름은 일반 비닐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 토양에서 자연 분해되어 수거 작업이 필요 없는 자재입니다. 농촌 고령화로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이 비싸도 이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원자재 가격, 두 달 사이 65% 급등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농업용 비닐의 주원료 가격이 올해 2월부터 4월 사이 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하우스용 비닐은 12.5%, 밭에 까는 비닐은 22.1% 올랐습니다.
지역 농협 자재 판매장에서는 당장 물량 부족은 없지만 가격 불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부 농민들은 추가 인상을 우려해 필요량보다 더 많이 구매해두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생산비는 오르는데 판매가는 제자리
농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비용은 계속 상승하는데 농산물 판매 가격은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가격을 올리면 즉시 수입 농산물이 시장을 차지하기 때문에 농가가 오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농협 관계자는 “일부 농산물은 작년보다 가격이 더 떨어진 품목도 있다”며 “자재비는 계속 오르는데 판매가는 오르지 않아 농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다음 농사철에 경작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는 농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농자재 수급 점검반 가동
정부는 주요 농자재의 공급 상황과 가격 변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가격 인상이나 사재기 여부를 확인하고, 농협을 통한 비료 공급은 대부분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생분해 필름의 경우 제품 규격 변경으로 인한 가격 조정 측면도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지원 사업을 통해 농가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